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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제 하늘내린, 강자의 조건이란 이런 것!
경기 SG골프에 2-1 역전승, 공동선두로 뛰어올라
  • [엠디엠 여자바둑리그]
  • 여자바둑리그 2016-03-26 오전 1:29:24
▲ 승리의 일등공신은 오유진이었다. 오유진은 평소 자신의 패턴과는 반대로 공격하는 자세를 취했지만, 승리는 역시 종반의 끈질김과 정확한 형세판단으로 만들어냈다.

“인제 하늘내린이 확실히 저력이 있습니다. 부광탁스처럼 강렬한 맛은 없지만 팀이 꼭 1승이 필요할 때 선수들이 번갈아 그것을 해주고 있어요. 역시 지난해 우승팀답습니다.”(목진석 9단)

인제 하늘내린이 역전승을 거두고 서울 부광탁스와 함께 공동선두로 뛰어올랐다.
25일 서울 마장로 한국기원 내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6라운드 두 번째 경기에서 인제 하늘내린이 경기 SG골프에 2-1 승리를 거뒀다.

인제는 속기대국인 2국에서 박태희가 박지은에 패했지만 장고대국의 오유진이 루이 나이웨이 9단에게 역전승을 거둔데 이어 3국에 출전한 후지사와 리나가 강다정을 꺾으면서 역전극을 완성시켰다.


▲ 두 번째 출전에서도 승리를 거둔 후지사와 리나. 첫 출전에는 장고대국에 나갔는데 ‘속기도 자신 있다’고 말해 앞으로는 다용도로 쓰일 듯.

박지은이 1국을 따낼 때만 해도 SG골프의 승리는 기정사실처럼 보였다. 마침 루이 9단의 형세도 좋아서 승리에 필요한 2승은 문제가 없을 것 같았다. SG골프는 초반 여수 거북선과 부안 곰소소금에 2연패를 당했지만 3라운드부터 포스코켐텍, 서귀포 칠십리, 서울 부광탁스 등 상위팀들을 차례로 꺾으며 급부상한 팀. 이제 인제 하늘내린만 잡으면 상위 4팀을 모두 꺾는 셈이었는데 마지막에 인제에 발목이 잡혔다.

수훈갑은 오유진이었다. “오유진은 초반을 빨리 고쳐야 한다”는 국가대표 최명훈 코지의 말처럼 출발이 좋지 못했다. 바둑은 오유진의 맹렬한 공격에 루이 나이웨이가 처절한 타개로 맞서는 의외의 전개. 하지만 칼을 빼들어야 할 결정적인 순간에 오유진은 주춤거렸고 바둑은 이전삼전을 거듭한 끝에 루이의 승리처럼 보였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제대로 계가가 되지 않았을까. 루이가 좌상귀에서 강수를 던졌으나 오히려 흑이 귀에서 살게 돼서는 덤만큼 손해를 봐 다시 역전. 이후 마무리가 확실한 오유진이 뒷문을 걸어 잠그면서 길었던 승부는 오유진의 승리로 막을 내렸다.


▲ 박지은의 승리는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오유진이 동점을 만들자 마무리는 용병 후지사와 리나가 책임졌다. 그동안 인제 승리의 대부분의 승리는 오유진, 박태희 쌍포가 만들어 냈었는데 이번에는 후지사와가 오유진의 파트너가 됐다. 후지사와는 강다정을 상대로 단 한 번 리드를 빼앗기지 않고 완승, 팀 승리를 지켜냈다.

후지사와는 지난 3라운드에서 처음 출전해 부안의 이유진을 꺾고 팀의 2-1 승리에 기여한데 이어 두 번째 출전에서도 승리를 따내 팀의 새로운 ‘복덩이’로 떠올랐다. 승리한 후지사와 리나는 “단체전은 처음 경험해보는 것이라 재미있다. 팀에 폐를 끼치지 않아 다행”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승리한 인제는 5승 1패를 기록, 부광탁스와 함께 공동선두에 나섰다(개인 승수에서는 부광탁스가 앞서 실질적으로는 부광탁스가 1위). 그러나 패한 SG골프는 3승 3패를 기록하며 선두권 합류에 실패했다.

26일(토)에는 여수 거북선 vs 경기 호반건설의 대결이 이어진다. 두 팀 모두 1승 4패로 처져있어 절대 양보할 수 없는 한판. 대진은 백지희-셰이민, 김다영-김윤영, 이슬아-박지연이 맞붙는다(앞이 여수 거북선).




2016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 리그는 총 56경기, 168국을 통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 팀을 가려낸다.

정규리그는 3판 다승제[장고(각 1시간, 40초 초읽기 5회) 1국 +속기(각 10분, 40초 초읽기 5회) 2국]의 8개 팀 더블리그(14라운드)로 매주 목∼일(제1~2국 오후 6시 30분, 제3국 오후 8시 30분) 열리며 일부 경기는 통합라운드로 진행된다.

한국여자바둑리그의 대회 총 규모는 7억 8,000만원이며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 상금은 3,000만원이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별도로 지급된다.


▲ ‘여자바둑리그의 여왕’ 오유진. 지난해와 올해 2년 동안 19승 4패를 기록 중이다.


▲ 올해 처음 한국여자바둑리그에 출전하고 있는 후지사와 리나. 거침없었던 할아버지 후지사와 슈코 9단과는 달리 얌전하고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편. 하지만 바둑은 다부지고 공격적인 스타일이다.


▲ “과거엔 공격적인 스타일이었는데 나이를 들어가니 실리바둑 쪽으로 돌아서게 되더라”는 박지은 9단.


▲ 공격적인 기풍의 박태희. 과감한 세력작전을 펼쳤지만 실패로 끝났다.


▲ 3연승을 달리던 루이 9단은 첫 패배.


▲ SG골프는 박지은 9단의 승리로 한껏 들떴으나 1국과 3국을 내리 패하면서 승점 쌓기에 실패했다.


▲ 이미 지난해 우승으로 부담은 없다는 현미진 감독의 말처럼 인제 하늘내린 검토실은 시종 여유가 있었다. 우측에 내일 첫 출전하는 호반건설 소속 셰이민의 모습도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