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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거북선 반격 성공… 최종전서 우승팀 결판
이민진ㆍ김다영 활약으로 포스코켐텍과 1승1패
  • [엠디엠 여자바둑리그]
  • 여자바둑리그 2017-05-24 오후 8:02:40
▲ 여수 거북선이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반격에 성공하며 우승컵 향방을 최종전으로 몰아갔다. 김다영 초단(왼쪽)이 강다정 초단을 꺾고 결승점을 올렸다.

막다른 승부까지 갔다. 정규시즌 1위 포항 포스코켐텍과 2위 여수 거북선이 시소게임을 전개하며 우승 트로피의 향방을 최종전으로 몰아갔다.

24일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에서 여수 거북선이 포항 포스코켐텍을 2-1로 누르고 1차전 패배를 갚았다. 이틀 전의 1차전에선 포항이 2-0으로 승리한 바 있다.

3번기로 치르는 챔피언결정전은 6월 1일 속행되는 최종 3차전으로 100일 넘게 달려온 2017 시즌의 우승팀을 가리게 된다. 챔피언결정전에 포항은 정규시즌 1위로 직행했고 여수는 플레이오프전을 거쳐서 올라왔다.

▲ 이민진 7단(오른쪽)이 상대전적 열세를 극복하고 조혜연 9단을 꺾은 것이 2차전 승리의 최대 동력이 됐다.

벼랑 승부에 나선 여수 거북선이 투혼을 발휘했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약간 뒤진다는 평을 듣고 있었으나 이민진이 조혜연을 꺾으면서 한껏 기세를 올렸다. 상대전적에서 이민진이 3승11패로 크게 열세를 보일뿐더러 조혜연은 정규시즌 11승1패와 챔프 1차전 승리의 주역.

종반엔 던져도 무방할 정도로 패색이 짙었으나 패싸움을 통해 국면을 어지럽히고 버티서 역전승을 일궈냈다. 반면 조혜연은 집중력이 흐트러지며 거듭 손해를 입었다. "끝에는 거의 졌었는데 운 좋게 이겼다"는 국후의 이민진.

이어 끝난 장고판을 여수 거북선의 프렌차이즈 스타 이슬아가 포스코켐텍의 1주전 김채영에게 내주면서 스코어는 1-1로 맞섰다. 이슬아는 패싸움 과정에서 팻감을 불청한 것이 좋지 않아 좋은 국면을 놓쳤다.

▲ 김채영 3단(오른쪽)은 장고판에서 이슬아 4단에게 역전승을 거뒀으나 팀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2차전의 운명을 결정할 최종 3국에 여수 거북선은 아껴 놓았던 1주전 김다영을 기용했다. 당연한 오더였다. 이에 맞서 포스코켐텍은 강다정을 기용했다. 전날 중국에서 온 용병 리허가 검토실에 대기하고 있었지만 이영신 감독은 숙고하다가 강다정을 택했다.

김다영을 상대로 리허는 1년 전에 1승을 거둔 바 있고, 강다정은 1승1패지만 올해 정규시즌에서 이긴 적 있는데 그 점이 이영신 감독의 마음을 움직였다. 그러나 김다영이 불계승으로 설욕하면서 숨죽이며 지켜보고 있던 동료들의 얼굴을 펴주었다. 강다정은 공격하던 흐름에서 공격을 당하면서 비세에 직면했다.

전년도 선수로 뛰었던 여수 거북선에 새 사령탑을 맡아 감독 원년을 보내고 있는 백지희 감독은 가슴을 쓸어내렸다. 김다영을 가장 뒷 순번에 배치해 0-2로 졌을 경우 에이스 카드를 꺼내 보지 못한 채 패하는 위험을 감수했는데 김다영이 회심의 승전보로 믿음에 부응했다.

▲ 동시에 시작한 두 판에서 여수 거북선 이민진 7단과 포항 포스코켐텍 김채영 3단이 차례로 이겼다.

1승1패로 맞선 양팀 감독은 3차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여수 거북선 백지희 감독은 "우리 선수들의 시합 일정이 빡빡해서 컨디션이 좋지 않은데 챔피언결정전까지 시간이 있는 게 다행이다. 열심히 준비하겠다"며 휴식기를 갖게 된 점이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포스코켐텍 이영신 감독은 "솔직히 3차전 갈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올 시즌에 이렇다 할 위기가 없었는데 처음 맞이한 최대 위기다. 위기에 강한 팀이라는 것을 슬기롭게 보여주겠다"며 자신했다.

2017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우승 5000만원, 준우승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이다. 제한시간은 1국 장고판이 1시간, 2ㆍ3국 속기판이 10분. 초읽기는 40초 5회로 같다.


▲ 승부사 기질이 강한 이민진. 큰 경기에 강한 면모를 발휘했다.

▲ 정규시즌 11승1패, 챔피언결정전 1승을 거둬 왔던 조혜연.

▲ 정규시즌 12승2패로 다승왕을 차지한 데 이어 챔피언결정전에서도 2승째를 올린 김채영.

▲ 컨디션 나쁜 이슬아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 1차전을 놓친 후 팀에 미안하다며 울먹였던 리그 막내 김다영. 2차전 결승점으로 만회했다.

▲ 고심 끝에 기용한 강다정 카드는 성공하지 못했다.

▲ 백지희 감독과 검토하고 있는 김혜림 2단(왼쪽)은 "팀원들이 잘해 주어서 어부지리로 이 자리까지 온 것 같다"고 했다.

▲ 이영신 감독과 검토하고 있는 중국 용병 리허 5단(오른쪽)은 아직까지 챔피언결정전 출전 기회를 갖지 못했다.

▲ "후배 선수들의 모범이 되는 게 목표이다. 모두 강심장 같아서 저만 매일 마음을 졸이고 있다"는 백지희 감독이다.

▲ "오늘 우승한다면 낮엔 좀 약하긴 한데 한 6차까지 갈 수 있을 것 같다. 먹는 걸로…"라고 경기 중에 인터뷰했던 이영신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