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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바둑의품격, 감격의 첫 승!
김채영의 서울 부광약품에 2:1 승리
  • [엠디엠 여자바둑리그]
  • 여자바둑리그 2018-03-17 오전 9:26:29
▲ 강지수 초단의 승리로 서울 바둑의품격은 학수고대하던 첫 승리의 감격을 누리게 됐다.

바둑팬이 만든 팀 서울 바둑의품격. 시즌 개막전부터 내리 3연패를 당해 신생팀으로서 신고식을 톡톡히 치르며 이제나저제나 첫 승리를 기원했는데, 그 첫 승리가 드디어 나왔다. 상대는 같은 서울을 지역 연고로 쓰는 서울 부광약품. 김채영이 주장으로 버티며 2연승으로 잘 나가고 있는 서울 부광약품을 상대로 서울 바둑의품격이 2:1의 성적으로 첫승을 거두는 데 성공했다.

오더가 나왔을 때부터 서울 바둑의품격에게 더 이상 좋을 수 없다는 예상이었다. 요즘 거의 무적 행진을 하고 있는 김채영에게는 팀의 3주전을 붙이고 상대의 3주전에게는 팀의 주장을 붙여서 1승 1패의 전략을 짠 다음 2주전 동급 지명으로 승부를 보는 오더인데, 2주전 맞대결의 상대 전적은 1승으로 유리하다. 이런 시나리오이고 결과도 그렇게 나왔지만, 사실 바둑 내용은 그와는 전혀 딴판으로 흔히 말하는 ‘스펙터클한 영화’와 같았다.

속기판 2국은 서울 바둑의품격 주장 박지연 5단 대 서울 부광약품의 3주전 장혜령 초단. 장혜령 초단은 작년 시즌 9전 전패에 올 시즌 첫 판에서도 패해 10연패 중이다가 지난 라운드에서 첫 승리의 감격을 누린 바 있다. 그 기세가 이어져서 초반부터 바둑은 장혜령 초단이 계속 우세했다. 좌상귀 알파고 정석의 파생형에서 우세를 잡은 이후 종반까지 시종일관 백을 괴롭히며 한번도 우세를 빼앗긴 적이 없었다. 그런데 마지막 패싸움 도중 흑173수가 어이없이 작은 팻감으로 백이 불청하고 흑 대마를 잡아서는 순식간에 대역전패, 허망한 종국이었다.

▲ 박지연 5단이 기적 같은 대역전승을 거두고 팀에 1승을 선물했다. 178수 끝, 백 불계승.


장고판 1국은 서울 바둑의품격 2주전 강지수 초단 대 서울 부광약품 2주전 권주리 초단의 대결. 초반 포석에서는 흑이 우세를 잡았지만 무리하게 백 대마를 잡으러가다가 큰 손해를 봐서 오히려 백이 우세한 상황. 백이 역으로 결정타를 날릴 찬스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백도 이를 놓치며 장기전으로 흘러갔다. 이후 실리에 앞서는 백의 버팀과 두터움이 앞서는 흑의 공격이 맞붙는 상황. 이번에는 흑이 백을 그로기로 몰 수 있는 결정타를 놓치면서 백에게 기회가 왔는데 여기에서 백이 실족하고 말았다. 흑이 실리 손해를 감수하고 대마를 잡으러왔을 때 살아뒀으면 백의 승리였는데, 더 흑집을 깨려고 욕심을 부리다가 끝내는 엄청난 백 대마가 다 잡히고 말았다.
이 바둑은 엎치락뒤치락이 너무 심해서 백의 역전승이었다고 표현할 수는 없어도 전체적으로 우세했던 순간을 보면 6:4 정도의 비율로 백이 이길 찬스가 더 많았던 바둑이었다.

▲ 개인 1승과 팀 1승의 열망 속에 두 대국자는 고개를 푹 숙인 채 대국을 시작했다. 강지수 초단이 219수 만에 흑 불계승.


서울 바둑의품격이 행운의 2승으로 팀의 승리를 확정한 상태에서 마지막 3국도 분위기가 좋게 흘러가고 있었다. 여자바둑리그에서 연패에 빠져 있는 이영주 2단이지만 김채영 3단과의 상대 전적은 3승 4패로 거의 대등하다. 그래서인지 초반 불리했던 바둑을 중반 상대의 실수 속에 중앙 백 대마를 양분하면서 일거에 역전, 우세를 잡았다. 그러나 다시 잡은 우세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 중앙 흑 대마를 보강한 수가 거의 한 수를 손해 본 실착이어서 재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그 뒤로는 덤을 도저히 낼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1승의 열망 속에 이영주 2단이 버티고 버텨 반집까지 따라 붙었다. 그렇지만 거기까지였다. 마지막 반집의 차이는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 300수 만에 종국하고 계가를 해보니 흑집은 29집, 백집은 23집. 백의 반집 승리이다.

▲ 중반 한때 큰 위기를 겪고 종반에 추격을 허용하기도 했지만, 결국은 김채영 3단의 승리. 바둑의품격 주장 박지연 5단이 합류해서 복기하고 있다.

이처럼 파란만장한 스토리로 서울 바둑의품격은 첫 승리를 거둔 반면, 서울 부광약품은 2승 후 첫 패배를 당했다. 양 팀 감독은 향후 팀의 분위기를 살리려면 연패의 늪에 빠져 있는 이영주 2단과 권주리 초단의 기를 살려주는 게 급선무일 것이다.

계속해서 4라운드 3경기는 부안 곰소소금 대 포항 포스코켐텍의 시합. 2경기와 마찬가지로 3패 팀 대 2승 팀의 대결이다. 대진은 오유진 : 박태희, 허서현 : 왕천싱, 김민정 : 조혜연으로 짜여졌다. 2015 시즌부터 포항 포스코켐텍의 용병으로 활약하다가 작년 1년 동안 결혼과 출산으로 쉬었던 왕천싱 5단의 국내 복귀전, 현재 2패로 절치부심하고 있을 허서현 초단과의 대결이 관전 포인트이다.


▲ 팀 순위표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는 9개팀이 정규시즌에서 더블리그로 경기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5팀을 결정한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우승팀을 가린다. 정규시즌 경기는 3판 다승제로 1국은 제한시간 1시간의 장고대국, 2,3국은 제한시간 10분의 속기대국으로, 초읽기는 모두 40초 5회이다. KB바둑리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회기간이 짧기 때문에 총 5회의 통합라운드를 통해 5월 20일까지 정규시즌을 벌인 이후 포스트시즌을 치를 예정이다.

모든 경기는 매주 목,금,토,일 저녁 6시 30분부터 바둑TV를 통해 생중계 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뿐만 아니라 네이버TV를 통해서도 감상할 수 있다.

팀상금은 1위 5,000만원, 2위 3,000만원, 3위 2,000만원, 4위 1,000만원, 5위 500만원이고, 팀상금과 별도로 매판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의 대국료가 지급된다.


▲ 검토 초반에는 양쪽 팀 감독과 구경 온 프로기사들이 한 자리에 모여 있었다. 응원단이 없는 초반에는 이처럼 한 자리에서 검토하는 풍경이 흔하다.

▲ 권효진 감독의 가족이 총출동해서 응원했지만 이번에는 아쉬운 패배였다.

▲ 배윤진 캐스터와 아들. 비번이지만 구경 와서 한수. '엄마 내 바둑돌 왜 잡아?'라는 원망의 눈빛을 보내고 있다.

▲ 장혜령 초단은 좋은 내용을 선보이고도 아쉽게 분패해서 두번째 승리는 다음 기회로 미루어졌다.

▲ 박지연 5단은 2패 후 2연승. 주장의 체면을 조금 살렸다며 인터뷰하고 있다.

▲ 권주리 초단의 1승은 언제?

▲ 팀 승리를 확정지은 후 기쁨의 인터뷰를 하고 있는 강지수 초단.

▲ 내용은 어쨌든 김채영 3단은 항상 이긴다.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다.

▲ 이영주 2단도 입을 앙 다물고 승리에 집념을 보였지만, 아쉬운 반집패를 당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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