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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골프여 기다려라, 박태희가 간다!
포항 포스코켐텍 2:0 승리로 플레이오프 진출
  • [엠디엠 여자바둑리그]
  • 여자바둑리그 2018-05-24 오후 9:49:02
▲ 장고판 1국이 끝난 뒤 팀 동료인 박지연 5단이 강지수 초단을 위로해주고 있다. 조혜연 9단도 복기에 참여했다.

24일의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도 포항 포스코켐텍이 서울 바둑의품격에 2:0 승리를 거뒀다.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으로 서울 바둑의품격을 제압한 포항 포스코켐텍은 준플레이오프를 2차전에서 마무리 짓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 1경기에서 왕천싱의 기습 등판으로 상대를 제압했던 포항 포스코켐텍은 하루 더 쉬며 체력을 비축한 조혜연 9단이 선승을 거두고, 전날에 이어 장고판에 다시 출전한 포항 포스코켐텍의 주장 박태희 2단이 승부를 결정짓는 승점을 올리며 또 다시 2:0 승리를 일궈냈다.

▲ 준플레이오프 2경기 결과표


먼저 속기판 2국을 살펴보면 포항 포스코켐텍의 2주전 조혜연 9단과 서울 바둑의품격의 주장 박지연 5단이 만났다. 두 선수 모두 각 팀 내에서 최다승을 기록하고 있는 대표 선수들. 상대전적은 조9단 기준으로 8승 4패. 다만 조혜연 9단이 초반 4연승 이후에 4승 4패를 했으므로 최근의 성적은 호각이다.

전날 인터뷰에서 상대적으로 나이가 많아서 (체력을) 배려해줬기 때문에 2차전에서는 제 역할을 하겠다고 임전 소감을 밝혔던 조혜연 9단은 본인의 호언장담대로 거대한 대마를 잡고 쾌승을 거뒀다. 박지연 5단의 행마는 초반부터 무거웠고 그 결과 바둑판의 절반에 가까운 거대한 대마가 함몰 당하고 말았다. 흑83이 패착으로 84의 곳에 둬서 일단 대마는 살리고 봐야 했다. 물론 살렸더라도 백의 외세가 좋아서 백이 우세한 것은 사실이지만 어쨌든 대마가 살아야 후일을 도모할 수 있었다. 실전은 백84로 막히는 순간 대마가 두 집을 만들 공간이 생기지 않아서 잡히고 말았다.

▲ 모든 바둑은 항상 평온하게 시작한다. 다만 이 바둑처럼 반상에 폭풍우가 일어 거대한 대마 살상전이 벌어지는 경우도 있다. 148수 끝, 백 불계승.


장고판 1국은 포항 포스코켐텍의 주장 박태희 2단과 서울 바둑의품격의 2주전 강지수 초단의 대국. 박태희 2단은 아주 거친 전투바둑의 기풍으로 유명하다. 전날 준플레이오프 1경기에서도 이영주 2단을 상대로 불리했던 바둑을 전투를 통해 역전승을 거둔 바 있다. 한편 강지수 초단도 상대를 의식하지 않고 대담하게 두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만 와일드카드 결정전 때는 잔 바둑으로 이끌어서 김채영 4단에게 승리했었고, 준플레이오프 1경기에서는 급하게 싸움을 걸다가 왕천싱 5단에게 밀리고 말았었다.

오늘 바둑에서는 두 기사 모두 중요한 승부를 의식해서인지 큰 전투 없이 계가바둑으로 흘렀다. 이렇게 되면 자연스럽게 흑이 덤을 지불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진다. 집이 부족한 박태희 2단은 하중앙 흑 대마를 방치하고 우중앙을 지키며 집으로 추격전을 펼쳤다. 이때 일격을 가하면 대마를 잡을 수 있었는데, 강지수 초단이 급소를 놓치면서 대마가 살아갔다. 이때까지도 백의 승리가 유력했는데, 실수가 실수를 부른다는 말처럼 이때부터 강지수 초단의 끝내기 실수가 연거푸 나오더니 급기야 바둑이 역전되고 말았다.

▲ 박태희 2단의 기풍답지 않게 계가바둑으로 흘러서 바둑은 강지수 초단이 유리했다. 그러나 강지수 초단이 끝낼 수 있을 때 끝내지 못한 탓에 이후 거듭된 끝내기 실수로 역전패를 당했다. 242수 끝, 흑 4집반승.


이로써 포항 포스코켐텍의 2:0 승리, 속기판 3국에서 대기하고 있던 강다정 2단과 이영주 2단의 대국은 취소 됐다.

이번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포스트시즌은 지옥의 일정이라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매일 대국이 잡혀 있었다. 그런데 와일드카드 결정전도 1경기로 끝났고, 준플레이오프도 2경기에서 끝나서 출전하는 선수들은 애초의 걱정보다는 상대적으로 숨통이 트인 일정이 됐다.

이어서 플레이오프는 5월 26, 27일 1,2경기를 치르고 1:1이 되면 31일에 3경기를 치른다. 매 경기당 3판 2선승제로 2:0이 되면 3국째를 치르지 않는 규정은 모든 포스트시즌에서 동일하다.


▲ 포스트시즌 대진표


승리한 포항 포스코켐텍의 이영신 감독은 “올해 리그는 아주 힘든 일정이었지만 마지막에 운이 따라줘서 3위가 됐고, 준플레이오프도 이겼으므로 남은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에서도 우리 팀에 계속 행운이 따를 것이라고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패한 서울 바둑의품격의 송태곤 감독은 “그 동안 우리 바둑의품격팀을 사랑해준 팬분들게 감사를 드리며, 내년에도 다시 출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며 시즌을 마치는 감회를 얘기했다.

한편 정규리그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해 있는 충남 SG골프의 이용찬 감독은 전화 인터뷰를 통해, “선수 선발이 끝났을 때 (우리 팀을 제외하고) 저는 포항 포스코켐텍이 강팀이라고 예상했고, 한태희 코치는 여수 거북선을 강팀으로 꼽았었다. 공교롭게도 그 팀들과 플레이오프, 챔피언 결정전에서 겨뤄야 하는 상황이다. 정규리그에서는 운 좋게 모두 우리가 이겼지만 강팀들이어서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다만 플레이오프 2차전에 포항 포스코켐텍의 조혜연 9단이 출전하지 않을 것이 확실한 만큼, 우리 팀이 딱 그 정도는 우세한 것 같다는 사전 예상을 했다.

충남 SG골프와 포항 포스코켐텍의 정규리그 결과는 전후반기 모두 충남 SG골프의 2:1 승리. 선수별로 보면, 양 팀의 주장인 최정 9단과 박태희 2단이 각 2승씩을 거뒀다. 충남 SG골프에서는 루이나이웨이 9단과 송혜령 2단이 1승, 김신영 2단이 2패를 당했다. 반면 포항 포스코켐텍은 왕천싱 5단, 강다정 2단이 1패, 조혜연 9단이 2패(그 중 1패는 기권패)를 당한 바 있다.

포스트시즌의 모든 시합은 오전 11시부터 바둑TV를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 그리고 네이버TV를 통해서 감상할 수 있다.

포스트시즌을 거쳐 최종 순위가 결정되면 우승팀 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팀 상금은 3,000만원, 3위팀 상금은 2,000만원, 4위팀 상금은 1,000만원, 5위팀 상금은 500만원이다.


▲ 박지연 5단은 주장의 부담을 너무 크게 느꼈는지, 컨디션이 안 좋아 보였다. 그 결과 포스트시즌에서 2패를 당했다.

▲ 조혜연 9단은 원래 대마사냥을 즐기는 기풍이 아닌데 어떻게 잡는 수가 보여서 잡으러 갔다며, 당시에 굉장히 크게 심장이 뛰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 강지수 초단은 승리가 눈 앞에 온 순간부터 흔들리기 시작해서 결국은 역전패를 당했다.

▲ 박태희 2단의 올해 정규리그 성적은 6승 9패. 그 6승 중 2승이 충남 SG골프에 거둔 승리이다. 그리고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의 2승까지 포함해서 역대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적이 9승 2패로 82%의 승률이다. 지난 4년간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승리를 많이 거둔 선수이고, 승률은 최정 9단의 6승 무패 100%에 이어 2위이다. 충남 SG골프가 경계해야 할 선수 1호가 바로 박태희 2단이다.

▲ 윤현석 심판의 대국 개시 선언에 선수들이 대국 전 인사를 하고 있다.

▲ 윤현석 심판은 대국 내내 모니터를 보며 상황을 주시한다.

▲ 오전부터의 대국으로 검토실이 썰렁해서 양 팀 감독이 같이 검토했다.

▲ 배윤진 해설자와 장혜연 캐스터. 오늘은 배윤진 3단이 캐스터로서 진행한 것이 아니라 프로기사로서 해설에 나섰다. 의상은 흑돌과 백돌을 뜻한다.

▲ 송태곤 감독은 1경기 때 왕천싱 선수 출전 오더에 너무 깜짝 놀라서 이번 2경기 오더를 결정할 때도 너무 우왕좌왕했했다고 후회를 했다. 지금 중국 여자바둑리그를 두고 있는 선수가 1국에 나오지 않을까 걱정했을 정도라며 정보가 너무 어두웠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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