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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SG골프, 동급 지명 맞대결로 승리
챔피언결정전 1경기 승리로 최종 우승에 유리한 고지 점령
  • [엠디엠 여자바둑리그]
  • 여자바둑리그 2018-06-01 오후 9:39:34
▲ 오늘의 히로인 김신영 2단. 백전노장의 이민진 8단을 상대로 초반 완력 싸움에서 승기를 잡은 뒤에 그대로 골인해서 팀의 승리를 결정지었다.

루이나이웨이 9단이 출전하지 않았지만 플레이오프 때 쉬었던 김신영 2단의 수훈으로 충남 SG골프가 먼저 웃었다.

6월 1일 진행된 챔피언결정전 1경기에서 충남 SG골프는 여수 거북선에 2:1 승리를 거두고 최종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1경기는 공교롭게도 1~3국 모두 동급 지명 맞대결로 진행됐다. 동급 지명 맞대결은 비슷한 실력끼리 맞붙었다고 봐야 하므로 어느 한쪽이 더 유리하다고 할 수 없다. 결과는 선수들 개인 당일의 컨디션이 좌우했다고 봐야 한다.

▲ 챔피언결정전 1경기 결과표


속기판 2국에서는 충남 SG골프의 최정 9단 대 여수 거북선의 김다영 3단이 만났다. 양 팀 주장의 대결. 이전의 상대 전적은 최정 9단이 3승 1패로 앞서 있다. 사실 최정 9단은 현재 여자기사 중에서는 부동의 1위이다. 5월 여자 랭킹을 보면 최정 1위, 김다영 5위이다. 남자기사들도 포함된 한국랭킹에서는 최정 9단이 44위이고, 그 외의 여자기사는 아무도 100위 안에 없다. 그만큼 최정 9단이 독보적이기 때문에 여수 거북선의 입장에서는 주장 맞대결 오더는 탐탁한 대진이 아니다.

초반 포석은 흑이 두터워서 괜찮다는 평가였다. 그러나 최정의 힘은 돌이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더욱 드러난다. 우변에서 접근전이 벌어졌을 때 김다영 3단이 치명적인 실수(흑45의 끼움)를 저지르면서 형세가 급변했다. 중앙이 틀어막힌 후 김다영 3단은 우상귀 패싸움을 통해 변화를 구했지만 이 패는 흑이 이겨도 또 다시 패의 뒷맛이 남는다. 결국 흑이 두 번의 패싸움을 다 이기고 우상귀를 차지했지만, 백이 상중앙과 하중앙에 두툼한 집을 만들며 승리했다.

▲ 최정 9단이 속한 팀과 맞붙는 다른 팀은 항상 고민일 수밖에 없다. 최정 9단과 주장을 맞붙게 해서 승리를 기대해 볼 것인지, 팀의 가장 약한 선수를 내보내서 한판 포기하고 다른 두판을 승리하는 것을 노릴 것인지. 오늘은 맞불작전을 펼쳤는데 실패했다. 194수 끝, 백 불계승.


이어진 장고판 1국에서는 충남 SG골프의 송혜령 2단과 여수 거북선의 이슬아 4단이 출전했다. 같은 2지명이라고는 하지만 올해 이슬아 4단은 정규리그에서 12승 4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전체 다승 공동 4위로 주장급과 비교해도 상위 클래스에 속한다. 반면 송혜령 2단은 6승 7패의 성적. 상대 전적은 1승 1패로 많이 두지 않았다.

사실 이슬아 4단의 장고판 출전은 여수 거북선의 작전이 걸린 오더라고 봐야 한다. 그 동안 여수 거북선에서는 김다영 4단(8회)과 이민진 8단(7회)이 장고판을 나눠서 담당했다. 이슬아 4단은 단 한번 장고에 출전했을 뿐이다. 따라서 정규리그에서 김다영 4단에게 2승을 거둔 바 있는 송혜령 2단이 장고에 출전할 것을 예상하고, 일부러 장고대국에 거의 출전하지 않던 이슬아 4단을 출전시켜서 송혜령 2단과 맞대결 시켰다고 봐야 한다.

오더만으로 보면 충남 SG골프가 의표를 찔린 셈. 결국 장고판에서는 이 작전이 성공했다. 올해 정규리그에서 백번으로 10전 전승을 거둔 바 있는 이슬아 4단은 초반 포석이 끝났을 때 이미 집으로 앞서며 편한 바둑을 만들었다. 후반 송혜령 2단이 많이 추격했지만 끝내 역전에는 미치지 못했다.

▲ 올해 정규리그의 성적을 비교하면 차이가 많이 나지만 두 기사는 모두 2주전이고 상대 전적도 1승 1패였다. 이슬아 4단이 승리해서 상대전적에서 2승 1패로 앞서게 됐다. 312수 끝, 백 5집반승.


1:1이 됐을 때 속기판 3국의 오더는 사실 정해진 것이나 다름이 없다. 여수 거북선은 애초 후보 없이 3명의 선수뿐이고, 충남 SG골프는 용병 루이나이웨이 9단이 중국여자리그 시합 관계로 오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충남 SG골프는 김신영 2단, 여수 거북선은 이민진 8단을 내세웠다. 여수 거북선은 오더를 짤 때 경험 많은 이민진 8단이 김신영 2단을 상대하면 승산이 더 높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데 두 기사의 이전 상대 전적은 의외로 김신영 2단이 2승 1패로 앞서 있었다. 물론 3판밖에 두지 않았으므로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바둑은 중반 진입 무렵 상변 백 진영에서 때 이르게 커다란 싸움이 벌어졌다. 얼핏 보기에는 흑이 무리한 것처럼 보였는데, 의외로 곤란한 쪽은 백이었다. 결국 몇 수가 더 진행되어 싸움이 끝났을 때는 상변 백 대마가 전부 잡혀서 백이 완전히 망한 결과가 나왔다. 이후 백이 중앙을 키우며 집으로 대항했지만 유리한 김신영 2단이 부자 몸조심을 하며 안전운행한 끝에 승리를 지켜냈다.

▲ 경험이 많은 이민진 8단이 우세할 것으로 보는 이들이 많았으나, 결과는 김신영 2단의 완승. 프로기사들의 단판 승부를 예측하는 것은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282수 끝, 흑 8집반승.


이번 포스트시즌의 특징은 정규리그 상위 팀이 하위 팀을 압도했다는 점이다. 단 한번도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이기지 못했고, 그래서 와일드카드결정전,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모두 상위 팀이 1:0, 2:0, 2:0의 스코어로 완봉승을 거뒀었다. 따라서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2위 충남 SG골프가 1위 여수 거북선에 이긴 것은 이런 관성을 깨뜨린 이변이라면 이변이다. 더구나 충남 SG골프가 자랑하는 용병 루이나이웨이 9단 없이 이긴 것이기에 더욱 놀라운 승리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규리그 1위 여수 거북선의 반격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비록 정규리그부터 챔피언결정전 1경기까지 충남 SG골프에 3전 전패를 당했지만, 루이나이웨이 9단이 못오는 충남 SG골프라면 해볼만하다는 계산도 분명히 했을 것이다.

과연 충남 SG골프가 2경기에서 그대로 밀어붙이고 우승할 것인지, 여수 거북선이 반격에 성공할 것인지, 그 결과는 6월 2일의 2경기에서 밝혀진다.


▲ 포스트시즌 대진표


챔피언결정전 2경기도 오전 11시부터 바둑TV를 통해 생방송으로 중계한다. 바둑TV는 케이블TV 및 통신사의 IP TV, 그리고 네이버TV를 통해서 감상할 수 있다.

최종 순위가 결정되면 우승팀 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팀 상금은 3,000만원, 3위팀 상금은 2,000만원, 4위팀 상금은 1,000만원, 5위팀 상금은 500만원이다.


▲ 최정 9단은 상반기에 대국이 많아지면서 체력적인 부담을 호소하곤 했다. 그러나 이기면 피로도 사라진다고 한다.

▲ 최근 실력이 급성장한 김다영 3단. 완전히 정상에 올라서려면, 한국에서는 언니 김채영 4단과 부동의 에이스 최정 9단을 극복해야 한다.

▲ 송혜령 2단은 올 시즌 장고판에 출전해서 전승 중이었다. 정규리그에서 2승, 포스트시즌에서 1승. 그런데 오늘 처음으로 졌다.

▲ 이슬아 4단은 평소 안경을 잘 안 쓰지만, 대국 때에는 안경을 쓰는 경우가 많다. 장시간 조명에 노출되기 때문에 렌즈보다 안경을 선호하는 것으로 보인다.

▲ 김신영 2단은 루이나이웨이 9단이 출전하면 쉬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포스트시즌은 첫 출전이다. 그런데 그 첫 출전에서 팀의 승리를 결정짓는 아주 귀중한 승리를 거뒀다.

▲ 이민진 8단은 정규리그에서 6승 6패로 50%의 승률을 유지하다가 시즌 막바지에 4연패를 당하면서 부진에 빠졌었다. 그 부진이 포스트시즌까지 이어져서 좋지 않은 내용으로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그러나 워낙 경험이 많은 선수이므로 내일 경기에서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다.

▲ 심판의 대국 개시를 기다리고 있는 양 팀 선수들.

▲ 충남 SG골프 검토실. 이용찬 감독이 검토를 하고 있다.

▲ 여수 거북선 검토실. 서울 부광약품의 권효진 감독이 이현욱 감독과 같이 검토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다.

▲ 오후가 되자 많은 프로기사들이 검토실을 찾았다. 윤준상 코치도 검토실에 오래간만에 모습을 보였다.

▲ 충남 SG건설 검토실도 많은 프로기사들로 북적거렸다.

▲ 권주리 2단이 김지석 9단의 저서 '시크릿'으로 공부하자 많은 프로기사들이 관심을 보였다.

▲ 우승을 목전에 둔 충남 SG건설의 이용찬 감독.

▲ 충남 SG건설의 승리를 이끈 두 주역 최정 9단과 김신영 2단.

▲ 자신은 패했지만 송혜령 2단이 승리한 김신영 2단을 축하하며 팀의 승리를 함께 기뻐하고 있다.

▲ 여수 거북선의 공포의 쌍포 이슬아 4단과 김다영 3단. 두 기사가 정규리그에서 거둔 승수는 무려 24승. 정규리그에서 4위인 서울 바둑의품격이 24승이었고, 5위 이하는 팀 승수가 24승이 안된다. 이 쌍포가 다시 가동되면 여수 거북선이 2경기에서 반전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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