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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SG골프, 2018 시즌 챔피언 등극
정규리그 1위 여수 거북선을 2:0으로 물리치고 우승
  • [엠디엠 여자바둑리그]
  • 여자바둑리그 2018-06-02 오후 6:08:05
▲ 충남 SG골프가 우승 보드를 들고 꽃종이 속에서 우승의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다.

결국 우승은 충남 SG골프가 차지했다. 6월 2일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챔피언결정전 2경기에서 충남 SG골프가 여수 거북선에 2:0으로 승리를 거두고 2연승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이로써 4개월 가까지 진행된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 대장정의 막이 내렸다.

▲ 챔피언결정전 2경기 결과표


우선 바둑 내용을 살펴보면, 속기판 2국에서는 전날에 이어 충남 SG골프의 최정 9단과 여수 거북선의 김다영 3단이 다시 만났다. 주장끼리의 이틀 연속 대결. 그런데, 전날의 패배에 대한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았는지 김다영 3단의 작전이 별로 좋지 않았다. 흑 실리, 백 세력으로 갈린 포석에서 중반 전투가 시작될 때 김다영 3단이 중앙의 흑돌을 방치했다가 끊기는 순간 갑자기 백의 세력이 말을 하는 바둑이 됐다. 일단 흑돌이 끊긴 다음에는 흑이 힘든 전투. 그나마 불리하더라도 흑89로는 흑돌 다섯점을 직접 움직여서 승부를 걸었어야 가능성이 있었는데, 하변을 조금 부수는 바꿔치기로 결정한 탓에 절망적인 형세가 되고 말았다. 뒤늦게 중앙에서 수를 내보려했으나 이때는 이미 늦은 상황. 전부 잡히자 곧 돌을 거뒀다.

▲ 하루 만에 다시 만난 양 팀의 주장. 최정 9단이 또 다시 이기면서 상대전적을 5승 1패로 벌려놨다. 128수 끝, 백 불계승.


장고판 1국은 충남 SG골프의 송혜령 2단과 여수 거북선의 이민진 8단의 대결. 두 기사 모두 전날 패배의 아픔이 있었다. 그러나 패배의 아픔의 정도가 달랐다. 송혜령 2단은 자신은 졌어도 팀이 이겼기 때문에 아픔이 크지 않았고, 이민진 8단은 자신의 패배가 팀의 패배와 직결됐기 때문에 아픔이 더 컸다.

이런 아픔의 차이 때문일까, 초반 하변 접전에서부터 이민진 8단의 돌들이 둔탁하게 움직였다. 하변에서 흑 석점을 잡았지만, 우하귀 실리를 내준 손실이 더 컸고, 이후의 우변에서의 전투도 결과가 좋지 않아서 차이가 벌어졌다. 이후 좌하귀 접전에서는 백이 조금 벌었지만 그 정도로는 뒤쳐진 형세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이후의 수순은 패배를 알고도 두어본 데에 지나지 않는다.

▲ 송혜령 2단이 이민진 8단을 이기면서 충남 SG골프의 우승이 확정됐다. 285수 끝, 흑 5집반승.


2018 시즌 선수 선발식을 했을 때부터 많은 바둑 관계자들이 이구동성으로 충남 SG골프를 원탑으로 꼽았었다. 현재 독보적인 여자 1인자 최정 9단과 역대 세계 최강의 여자기사로 꼽히는 루이나이웨이 9단이 용병으로 참가하여 구성된 원투펀치는 다른 어느 팀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했기 때문이다. 거기에 2주전 송혜령 2단과 3주전 김신영 2단도 자기 몫은 충분히 하는 기사이기 때문에 팀에 구멍이 없는 탄탄한 팀이라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런데 시즌 첫판을 패배로 시작해서 중반까지 5승 5패의 성적이어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했다. 그런데 그때부터 5연승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으며 정규리그 최종 성적 10승 6패로 2위를 차지했다.


▲ 최정 9단의 존재감은 대단하다. 포스트시즌 성적은 9전 전승으로 다승은 박태희 2단과 공동 1위, 승률은 1위이다. 정규리그에서는 3년 연속 다승왕으로 4년 누적 46승 10패, 다승, 승률 모두 1위이다.

▲ 전날 최정 9단은 송혜령 2단이 이기는 꿈을 꿨었다고 얘기했는데, 그 꿈이 하루 지나서 드러맞았다. 송혜령 2단은 우승 자체도 기쁜데, 자신의 손으로 팀의 우승을 확정지어서 기쁨이 더 하다는 인터뷰 소감을 남겼다.


한편 여수 거북선은 주장 김다영 3단과 2주전 이슬아 4단이 나란히 12승 4패의 놀라운 성적을 거두며 정규리그 내내 독주해서 13승 3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으로 일찌감치 1위를 확정짓고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해 있었다. 용병도 후보도 없는 팀이지만, 선수 3명이 똘똘 뭉쳐서 보여준 실력은 최고라는 평가였다.

▲ 김다영 3단 역시 최정 9단은 넘어야 할 큰 산이다. 올해 12승 4패의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챔피언결정전에서는 최정 9단에게만 2패를 당했다.


정규리그에서 두 팀은 두 번 대결에서 모두 충남 SG골프가 이겼었다. 그래서 챔피언결정전의 사전 예상은 충남 SG골프가 우세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그러나 중국여자리그와 일정이 겹쳐 루이나이웨이 9단이 못 나온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그렇다면 5:5라고 예측이 바뀌었다. 그러나 충남 SG골프는 루이나이웨이 9단이 없어도 강했다. 우선 1승을 책임지는 최정 9단이 있기 때문에, 다른 두 명 중에서 한 명만 이기면 팀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은 확실히 안정감을 갖게 해주었다. 결국 챔피언결정전 1,2경기 모두 그렇게 승리를 가져갔다.

여수 거북선의 입장에서는 리그 후반 이민진 8단이 갑자기 난조에 빠진 것이 안타까웠다. ‘정관장 여신’이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단체전에도 강하고 경험도 많은 이민진 8단이기에 후반의 컨디션 난조는 챔피언결정전에 가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는데, 끝까지 컨디션이 돌아오지 않은 것이 팀의 패배로 이어졌다. 차라리 오더에서 이민진 8단이 최정 9단과 만나고 다른 두 선수가 송혜령, 김신영 선수를 상대했다면 조금 더 이길 확률이 높았을 수도 있었을 텐데, 오더조차 여수 거북선을 도와주지 않았다.

▲ 이민진 8단의 후반 난조가 끝내 여수 거북선의 통합 우승에 걸림돌이 됐다. 가장 컨디션이 좋았던 이슬아 4단을 2경기 3국에 배치했지만 0:2로 패하면서 이슬아 4단은 대국 기회가 오지 않았다.


팀을 우승으로 이끈 주장 최정 9단은, 개막식 때 공약했던 바와 같이 우승했으므로 폐막식 때 방탄소년단의 노래에 맞춰 춤을 추겠다고 다시 한번 공약을 확인해주었다. 다만 신곡이 나왔기 때문에 ‘불타오르네’ 외에 다른 곡으로 바꿀 수도 있다면서, 팀 선수 3명이 합동으로 공연하겠다고 밝혔다.

▲ 인터뷰 때마다 방탄소년단에 대한 팬심을 드러내는 최정 9단. 춤에 대한 질문에 대해 그 동안 너무 춤을 많이 춰서 희소가치가 떨어지는 느낌이 있지만, 우승 공약을 한 만큼 열심히 연습해서 폐막식 때 멋진 공연을 보여주겠다고 답했다.


우승 후의 인터뷰에서 이용찬 감독은 너무 좋은 선수들을 만났기 때문에 우승할 수 있었다면서 팀을 위해 도와주신 이의범 회장님 이하 회사 관계자분들, 그리고 한태희, 허영호, 송지훈 코치에게 감사한다고 소감을 남겼다.

▲ 우승 인터뷰에서 가장 수고하고 고마웠던 코치들을 지목해달라고 요청하자, 김신영 2단은 송지훈 코치를, 최정 9단은 한태희 코치를, 송혜령 2단은 허영호 코치를 선택했다.


2018 엠디엠 한국여자바둑리그는 지난 2월 20일의 개막식 이후 2월 22일부터 약 3개월에 걸쳐 9개 팀이 더블리그로 18라운드 72경기 216국의 정규리그를 치러서 순위를 가렸고 이후 5위부터 1위까지 다시 스탭래더 방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치러 우승 팀을 가렸다.

최종 순위는 1위 충남 SG골프, 2위 여수 거북선, 3위 포항 포스코켐텍, 4위 서울 바둑의품격, 5위 서울 부광약품이다. 우승팀에는 5,0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지고, 이하 준우승팀 3,000만원, 3위팀 2,000만원, 4위팀 1,000만원, 5위팀 500만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 포스트시즌 대진표


당장 6월 5일부터 황룡사배 등 여자 대회가 계속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폐막식은 향수 선수 스케줄 등을 고려해서 정해질 예정이다.


▲ 유재성 심판의 대국 개시 선언에 선수 4명이 일제히 인사를 하고 있다.

▲ 정규리그 때 독주한 탓인지 여수 거북선 검토실에는 거의 사람이 없어서 이현욱 감독 혼자 검토하고는 했었다. 챔피언결정전 1경기에서 패한 탓인지 약자 이미지가 되며 많은 프로기사들이 여수 거북선 검토실을 찾아와서 같이 검토하며 응원을 했다.

▲ 반면 포스트시즌에서는 충남 SG골프가 강자로 올라서자, 검토실에 응원 온 다른 프로기사가 없다. 이용찬 감독과 한태희 코치 2명이 자리를 지켰다.

▲ 대국이 진행되는 도중 이슬아 4단도 합류하고 박영훈 9단도 검토실을 찾았다.

▲ 충남 SG골프의 우승이 거의 결정될 무렵, 박영훈 9단은 패자 팀에 앉아 있기 민망했는지 충남 SG골프 팀 검토실로 와서 최정 9단과 같이 복기를 했다.

▲ 2018 엠디엠 여자바둑리그 우승팀의 주인공은 충남 SG골프. 이로써 4개월간 이어져온 대회가 끝이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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