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바둑 두는 여자는 아름답다!”
Home > 뉴스/사진 > 뉴스
포항 포스코케미칼, 서귀포 칠십리 꺾고 리그 1위 우뚝
조혜연-왕천싱, 에이스와 특급용병의 승리공식 후반기에도 통했다
  • [한국여자바둑리그]
  • 2019-08-07 오후 2:11:33
▲ 예상보다 어렵게 1위로 돌아온 <포항 포소코케미칼>의 이영신 감독 승리 인터뷰. 내친 걸음, 우승까지 가면 좋겠죠?

8월 7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12라운드 3경기, 이영신 감독의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이지현 감독의 <서귀포 칠십리>의 1~3대국의 막이 올랐다. 두 팀은 전반기 5라운드 2경기에서 만나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승리했다. 배치는 달라졌지만 그때 그 선수들이 그대로 출전했고 설욕을 벼르고 있을 <서귀포 칠십리>도 그때 그 선수들이다.

윤현석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에 맞춰 막이 오른 경기(앞쪽이 서귀포 칠십리) 장고대국 오정아(흑, 5승 5패)-강지수(백, 6승 5패), 속기1국 김수진(백, 6승 2패)-왕천싱(흑, 4승 3패), 속기2국 조승아(흑, 8승 3패)-조혜연(백, 8승 3패)의 오더를 보면 조혜연과 조승아가 리턴매치로 다시 맞붙었고 장고대국과 속기1국은 서로 상대를 바꿔 격돌하게 됐다. 전반기에선 장고대국에서 왕천싱이 오정아를 꺾었고 속기1국에서 조혜연이 조승아를 제압했다. <서귀포 칠십리>로선 상대를 강지수에서 왕천싱으로 바꾼 김수진이 이번에도 팀의 기대에 부응해 승리해주기를 바라는 상황이다.

바둑TV 해설진(진행-배윤진, 해설-홍성지)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조혜연-조승아의 속기2국. 1주전과 2주전의 격돌이지만 성적으로 볼 때 사실상 <서귀포 칠십리>의 1주전 역할을 해내고 있는 조승아가 조혜연과 나란히 다승 공동1위를 달리고 있는 만큼 결코 호락호락한 승부는 아니다. 상대전적에서 조혜연이 3전 전승으로 앞서 있고 전반기 대결에서도 이겼지만 대국내용은 종반까지 조승아가 국면을 주도한, 조혜연의 진땀나는 역전승이었다.

대국은, 전반기와 전혀 다른 양상이었다. 사전준비라도 있었는지 조승아는 돌이 격렬하게 부딪치는 몸싸움을 피하면서 3선으로 지키는 철저한 실리전략을 구사했는데 초반 포석은 전국을 널찍널찍하게 전개하고 대세의 요처를 선점해간 조혜연이 앞서갔다. 그동안 균형감이 좋은 반면운영으로 좋은 성적을 거둔 조승아가 이 대국에서는 무기력하게 보일 만큼 느슨한 행마로 도처에서 밀렸다. 중반 이후 중앙 흑 일단이 별 대가 없이 잡혀서는 그대로 승부가 끝나는 듯했는데 조혜연 특유의 과속행마로 형세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상변 큰 곳을 막아 두텁게 마무리했으면 무난하게 이길 수 있는 상황에서 좌변을 움직여 손해를 봤고 좌하귀를 압박하는 과정에서도 거듭 손실을 자초해 순식간에 차이가 좁혀졌다.

이후는 바둑TV가 새롭게 선보인 다수의 인공지능 승률그래프가 일제히 엎치락뒤치락할 만큼 요동치는 난국. 백이 미세하게 앞선 상황에서 흑이 우변을 선행했을 때 좀 더 정교한 수순으로 반격했다면 역전도 가능했으나 아쉽게 기회를 놓쳤다. 박빙으로 지속되던 난전은 좌상, 중앙, 좌하귀의 패싸움으로 이어졌는데 결국, 대마사활의 팻감이 부담스러운 조승아가 돌을 거두면서 끝이 났다. 그 사이에 속기1국과 장고대국까지 먼저 끝이 날 만큼 치열한 격전이었다. 승리한 조혜연은 9승 고지를 가장 먼저 밟으며 다승 단독1위가 됐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강점은 리그에서 가장 안정적인 1주전 조혜연과 그에 버금가는 특급용병 왕천싱이 존재한다는 것. 3인이 겨루는 승부에서 이 둘이 동반 출격하면 상대 팀은 그만큼 갑갑할 수밖에 없다. 전반기의 승리공식이었던 조혜연-왕천싱의 쌍포전략은 후반기에도 그대로 통했다. <서귀포 칠십리>가 내심 기대했던 김수진도 초반부터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고 치열하게 맞섰으나 우변 접전에서 실패해 불리해졌다. 좌상일대 전투 과정에서 상변 백 일단이 잡히면서 패색이 짙어졌는데 중앙에서 하변까지 길게 이어진 흑 대마를 노리는 마지막 승부수가 물거품이 되면서 돌을 거두었다. 왕천싱이 팀의 승리까지 결정하는 순간. 리그 전적 5승 3패는 용병 중에서 가장 좋은 성적이다.

팀의 승부와 무관하게 된 장고대국에서는 오정아가 강지수를 꺾고 3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팀의 영패를 막았다. <서귀포 칠십리>로서는 1주전이 연패의 늪에서 벗어나 정상의 승부감각을 회복했다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듯. <부안 곰소소금>에 뒤이어 8승을 기록한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개인 승수에서 앞서 <부안 곰소소금>을 밀어내고 1위에 올랐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오정아(서귀포 칠십리)-강지수(포항 포스코케미칼)의 돌 가리기. <서귀포 칠십리>의 선공이다.

▲ 12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현재 팀 순위. 4강의 윤곽이 거의 드러났다.

▲ 종반으로 가면서 다승 경쟁도 치열하다. 이번 경기는 조혜연-조승아의 다승대결이 하이라이트.

▲ 전반기에는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승리했다. 조혜연-왕천싱의 필승공식이 다시 통할까?

▲ 심판위원들은 벽시계를 사랑해. 10, 9, 8, 7, 6..10시 정각 카운트다운 중인 윤현석 심판위원.

▲ 장고대국은 오정아의 연패 탈출이 관심사인데..

▲ 이영신 감독이 왕천싱에게 주의를 줬다. 오늘 상대(김수진)가 잘 두는 선수다. 첫 대결인 만큼 조심해라.

▲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조혜연-조승아의 리턴매치. 다승 공동1위의 격돌이기도 하다.

▲ 상대전적은 조혜연이 3전 전승. 전반기 대국도 이겼지만 종반에 뒤집은 진땀승이었다.

▲ 화면 우상귀 쪽을 보면 바둑티비가 새롭게 선보인 인공지능 다수의 승률그래프를 볼 수 있다. 초반이지만 백 우세. 실리를 좋아한다는 엘프고만 흑 약간 우세?

▲ 중반을 넘어서자 인공지능들이 압도적으로 백을 응원(?)하기 시작했다.

▲ 승부는 속기1국이 먼저 끝났다. 감독의 주의를 들은 왕천싱이 난전을 제압하고 승리(5승 3패). 졌지만 김수진도 잘 싸웠다(6승 3패).

▲ 오정아-강지수의 장고대국도 속기2국보다 먼저 끝났다. 그만큼 조혜연-조승아의 속기2국이 치열했다는 얘기.

▲ 3연패의 사슬을 끊고 승부감각을 회복한 오정아. 포스트시즌을 앞둔 1주전의 컨디션은 대단히 중요하다.

▲ 장고대국보다 늦게 끝난 조혜연-조승아의 속기2국. 중반전까지만 해도 조혜연이 무난하게 이기는 분위기였는데..

▲ 조혜연은 매사 최선, 최강으로 임한다는 게 강점이자 약점이다. 이겼지만 진땀을 흘렸다. 넉넉한 형세에서 간명하게 승리를 닦는 반면운영을 생각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