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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광약품, 우승 노리는 포항 포스코케미칼 발목 잡아
1주전 김채영과 노련한 용병 루이나이웨이, 승리 합작하며 꼴찌 탈출
  • [한국여자바둑리그]
  • 2019-08-15 오후 1:52:35
▲ 우승후보팀을 누른 <서울 부광약품> 권효진 감독과 1주전 김채영 승리인터뷰. 늦었지만 선수들에게 고맙다.

8월 15일, 오전 10시 홍익동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 특별대국실에서 2019 여자바둑리그 13라운드 4경기, 이영신 감독의 <포항 포스코케미칼>과 권효진 감독의 <서울 부광약품>의 1~3대국이 펼쳐졌다.

두 팀은 전반기 6라운드 1경기에서 만나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2-1로 승리했다. 장고대국에 나선 특급용병 왕천싱이 <서울 부광약품>의 1주전 김채영에게 패했으나 1, 2주전 조혜연과 강지수가 각각 김신영, 이도현을 꺾었다.

윤현석 심판위원의 대국개시 선언에 맞춰 막이 오른 경기(앞쪽이 포항 포스코케미칼) 장고대국 강지수(흑, 2주전 6승 6패)-루이나이웨이(백, 용병 1승 5패). 속기1국 왕천싱(백, 용병 5승 3패)-김채영(흑, 1주전 8승 4패), 속기2국 조혜연(흑, 1주전 9승 3패)-이도현(백, 2주전 5승 7패)의 대진오더를 보면, 우승을 노리는 <포항 포스코케미칼>로서는 편안하게 상대했던 전반기에 비해 상당한 경계가 필요한 승부다.

우선, 장고대국에서 2주전 강지수와 맞선 루이나이웨이가 리그 성적은 좋지 않지만 중국리그에서는 여전히 좋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어 강지수의 일방적 우세를 장담하기 어렵고 속기1국에서 용병 왕천싱과 리턴매치로 맞붙은 김채영은 1주전의 면모를 완연히 되찾은 데다 전반기에서 왕천싱을 꺾은 자신감이 있다. 무엇보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2주전 이도현이 후반기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3연승 질주, 전반기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조심해야 한다.

바둑TV 해설진(진행-장혜연. 해설-백홍석)이 주목한 하이라이트는 전반기에 이은 리턴매치로 격돌한 김채영(흑)-왕천싱(백)의 속기1국. 대국은 포석단계 좌변 접전에서 내려서야 할 곳에서 올라선 백의 취향이 좋지 않은 결과를 만들었다. 흑이 백의 약점을 찔러 백의 외곽 봉쇄를 돌파하고 상변에 큰 세력을 구축해 국면의 주도권을 잡았다. 중앙접전에서 작은 실수가 있었으나 우하 쪽에서 전과를 올려 만회했고 실리부족을 의식한 백의 우변 침투로부터 치열한 격전이 펼쳐졌다. 우변 전투는 우상귀 백의 사활이 걸린(사실, 사는 데는 문제가 없었다) 패의 공방까지 얽혀 들불처럼 전국으로 번졌는데 패의 공방 중 하변에 억류된 흑 일단이 기사회생하면서 승부가 끝났다. 손해 팻감을 사용하면서도 하변 흑 일단의 회생을 노린 김채영의 수읽기가 돋보인 한 판. 리그 성적 9승 4패를 기록하면서 마지막까지 다승경쟁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뒤이어 끝난 조혜연(흑)-이도현(백)의 속기2국은 드라마틱한 반전의 반전이 있었다. 먼저 기선을 제압한 쪽은 조혜연. 중반전 초입에 상변 백 대마를 절명 직전까지 몰아갔는데 포위망에 흠집이 있었고 이도현이 그 빈틈을 정확하게 째고 나와 백 대마를 탈출시키면서 단숨에 백이 전국을 주도하는 흐름으로 뒤집었다. 결론부터 말하면 흑의 대역전 반집승. 도저히 질 수 없는 형세를 구축한 이도현은 무수한 승리의 길을 외면하고 패배의 신에 홀리기라도 한 듯 지는 길로 나아갔고 도저히 이길 수 없을 것 같았던 조혜연은 단 하나뿐인 승리의 길을 찾아갔다.

승자와 패자는 결정됐지만 두 선수 모두 칭찬해주고 싶다. 상변 백 대마의 위기를 침착하게 벗어나 질 수 없는 형세를 구축한 이도현의 반면운영은 차기를 기대하기에 충분했고 도저히 이길 수 없는 형세를 마지막 패까지 굴복시켜 반집의 승리를 이끌어낸 조혜연의 투혼과 집념은, ‘조혜연이 왜 강한가?’라는 질문에 충분한 답이 됐다. 아쉽게 역전패한 이도현에게는 ‘오늘의 조혜연을 거울로 삼으라’고 말해주고 싶다. 승리한 조혜연은 리그 최초로 10승 고지에 올라 다승왕에 가장 가까이 다가섰다.

팀의 승부는 경기 전 우려대로 끝났다. 장고대국에 출전한 루이나이웨이는 리그 성적 1승 5패로 끝날 선수가 아니었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은 1주전 조혜연이 천신만고 끝에 반집의 역전승을 끌어낸 직후 장고대국에 출전한 강지수가 격전 끝에 패하면서 리그 1위 탈환에 실패했다. 결국, 우승팀은 최종 14라운드에서 결정된다. 가장 유리한 고지에 오른 <부안 곰소소금>이 <인제 하늘내린>에 승리하면 자력 우승이 결정되고 만일 패하면 2, 3위 팀(포항 포스코케미칼, 서울 사이버오로)의 승패에 따라 계산이 복잡해진다.

한국기원이 주최ㆍ주관하는 2019 한국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로 정규리그를 치러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상위 4개팀을 가려낸 후 스텝래더 방식으로 챔피언을 가린다. 우승상금은 5000만원, 준우승상금은 3000만원이다.

▲ 장고대국 강지수(왼쪽)와 루이나이웨이(서울 부광약품)의 돌 가리기.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선공이다.

▲ 한 경기가 진행될 때마다 팀순위가 바뀔 만큼 치열했던 리그도 끝나간다. 1~4위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거의 윤곽이 드러났다.

▲ 전반기에선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2-1로 이겼다. 후반기는 다르다, 조심해야 한다.

▲ 박찬..아니, 윤현석 심판위원의 대국 규정 설명.

▲ 손이 빠른 강지수는 루이나이웨이의 투혼을 조심해야 한다. 1승 5패의 리그 전적은 허상, 잊는 게 좋다.

▲ 전반기에선 장고대국에서 만나 김채영(오늘쪽)이 이겼다. 속기는 어떨까. 상대전적은 2승 2패로 호각인데..

▲ 다승왕을 노리는 조혜연도 이도현을 조심해야 한다. 후반기 3연승 중, 전반기에서 뒷심없이 무너지던 그 신예가 아니다.

▲ 속기1국(김채영-왕천싱)은 초반 좌변 백의 취향이 좋지 않았다. 때 이른 흑 우세의 국면.

▲ 중앙, 우하 쪽, 우상귀 패까지 치열한 공방이 있었으나 결국, 김채영이 승리를 거머쥐었다. 이 대국에서도 강인한 멘탈이 돋보였다.

▲ 2승 2패, 팽팽한 균형에서 한 거름 물러난 왕천싱. 그러나 가장 안정적인 용병으로 팀의 기여도는 최상급.

▲ 속기2국(조혜연-이도현)종반에 인공지능들이 백의 승리라고 아우성치던 이 형세가 뒤집어질 줄은 아무도 몰랐다.

▲ 투혼과 집념으로 대역전 반집승을 끌어낸 조혜연. 리그 첫 10승 기록하며 다승왕에 바짝 다가섰다.

▲ 고질적인 뒷심부족을 드러내며 아쉽게 패한 이도현. 오늘의 조혜연을 확실하게 배웠으면 좋겠다.

▲ 리그 성적 1승 5패는 루이나이웨이의 모습이 아니다. 팀이 원할 때 결정타를 날렸다. <포항 포스코케미칼>로서는 뼈아픈 패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