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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포스코케미칼, 보령 머드 꺾고 6승 팀 대열 합류
에이스 박지은 패했으나 2지명 김다영과 3지명 권주리의 승리로 전반기 패배 설욕
  • [한국여자바둑리그]
  • 2020-08-06 오후 10:33:11
▲ <포항 포스코케미칼>이 6승 대열에 합류하며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2지명 김다영(오른쪽)과 3지명 권주리(왼쪽) 승리인터뷰.

8월 6일(목요일) 오후 6시 30분, 서울 홍익동 소재 한국기원 지하1층 바둑TV 스튜디오에서 12라운드 1경기가 이어졌다.

3라운드만 남겨진 현재 6승 팀이 다섯, 5승 팀이 둘, 4승 팀이 하나로, 1위 팀과 8위 팀의 승차가 2승에 불과하기 때문에 종반 레이스는 더욱 치열해졌다. 전반기에 부진했던 팀들이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일제히 반격에 나서 포스트시즌 진출 팀은 마지막 라운드가 끝날 때까지 안개 속에 숨어 있을 것 같다. 4위(6승 5패) 보령 머드(문도원 감독)와 7위(5승 6패) 포항 포스코케미칼(이영신 감독)의 승부 역시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한 게임 차, 어느 쪽도 여유를 부릴 형편이 아니다.

장고대국으로 전개될 김다영(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 5승 6패)과 박소율(보령 머드 4지명, 1승 3패) 제1국은 첫 대결이지만 관록과 리그성적, 총체적 전력에서 앞선 김다영의 우위가 예상되나 네 번 출전해 네 번 모두 상대 팀 1지명과 맞붙은 박소율이 거둔 유일한 승리가 <포항 포스코케미칼>전에서 거둔 것이고 그 1승이 팀의 승리로 이어진 것을 생각하면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오지 말란 법도 없다.

권주리(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 7승 3패)와 김경은(보령 머드 3지명, 5승 5패)의 제2국은 2지명의 부진을 아슬아슬하게 막고 있는 <보령 머드>의 김경은보다 <포항 포스코케미칼>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올리며 팀을 이끌고 있는 권주리가 안정적으로 보인다. 상대전적도 권주리가 2승 1패로 앞서 있어 <보령 머드>로서는 김경은의 분투가 필요한 처지. 관계자들은 이 대국을 ‘이 경기의 승부판’으로 보고 있다.

1지명끼리 격돌한 박지은(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 3승 7패)과 최정(보령 머드 1지명, 10승 1패)의 제3국은, 상대전적 9승 3패로 앞선 최정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겠다. 박지은으로서는 전성기의 두터운 반면운영과 공격력을 되살리는 게 관건.

6시 30분, 김진훈 심판위원의 경기 규정 설명을 거쳐 제1, 2국이 시작되고 바둑TV 해설도 시작됐다. 생방송 진행은 류승희 캐스터, 홍성지 해설위원. 제3국은 8시 30분에 이어지며 진행이 가장 빠른 권주리(백)와 김경은(흑)의 제2국을 집중 해설했다.

승부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지목했던 제2국은 안정감이 좋은 <포항 포스코케미칼> 권주리의 승리. 우여곡절이 많은 대국이었다. 하이라이트는 중반 김경은이 좌변에 침투한 흑을 방치하고 좌상귀를 도려냈을 때 권주리가 상변의 사전공작을 거쳐 좌변 흑을 잡으러간 장면. 대마가 포획되기 직전 올가미가 느슨한 틈을 타 김경은이 유일한 삶의 길을 찾아냈고 하변 백 다섯 점까지 챙기며 살아서는 흑의 필승지세가 됐는데 그 형세가 너무 어이없게 뒤집혔다. 어려운 수읽기가 필요한 장면도 아니었다. 상변 패를 양보하고 우상 쪽 백을 적당히 잡은 뒤 좌중앙 쪽으로 한 칸 뛰어 백의 집을 적당히 삭감했으면 그대로 끝날 수 있는 장면에서 엉뚱하게 우하귀를 젖히는 바람에(후수로 백 석 점을 잡는 수) 선수를 뽑은 백이 우상 쪽을 조여붙이며 좌상일대를 최대한 키워서는 역전무드. 파란만장한 종반이었다. 우상 쪽에서 서로 끊고 끊기는 대마상전이 걸린 패가 발생했으나 하변에 절대팻감을 가진 백이 패를 해소하고 상변 쪽으로 끊긴 흑 대마를 잡으며 승부를 끝냈다. 연패 탈출이 시급한 <보령 머드>로서는 충격의 역전패. 280수 백 3.5집 승.

제2국이 끝났을 때 제1국은 <포항 포스코케미칼> 김다영(흑)의 AI 승률이 90%를 오르내리고 있었다. 흑백 쌍방 서로 큰 세력을 허용하지 않는 아기자기한 국면이었는데 중반 우하귀로부터 하변까지 30여 집을 확보해 우위를 점한 흑이 종반 무렵 하중앙까지 두툼한 살을 붙이면서 실리의 격차를 벌려 승세를 굳혔다. 김다영은 중반 이후 큰 차이는 아니었으나 단 한 차례로 우위를 잃지 않는 완승으로 팀의 승리를 결정해 포스트시즌 진출의 청신호를 켰다. 217수 끝 흑 불계승

일찌감치 팀의 승부가 결정돼 싱겁게 된 제3국은 ‘믿고 찍는’ <보령 머드> 최정(백)의 승리. 비록 연승은 리그 10연승, 국내여자바둑 57연승에서 멈췄지만 구름 위에 있는 것 같은 최정의 위상은 변함이 없었다. 좌상, 좌하귀와 우변의 실리를 확보해 중반 무렵 앞서 나가기 시작한 최정은 중앙 흑 일단을 공격하면서 하변을 삭감해 승리를 굳혔다. 비세를 의식한 박지은(흑)이 우하 쪽에서 공격을 결행했으나 실패, 집의 차이가 더 커졌다. 176수 백 불계승

승리한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6승 6패, 6위로 한 계단 올라서 6승 팀의 대열에 합류해 포스트시즌 진출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했다. 패한 <보령 머드>도 6승 6패 동률을 이뤘으나 에이스 최정의 승리로 개인승수에서 1승 앞서 한 계단만 내려선 5위로 선방(?)했다.

2020 여자바둑리그는 8개 팀이 더블리그(14라운드) 총 56경기, 168국으로 3판 다승제(장고 1국, 속기 2국)로 겨루며 두 차례의 통합라운드를 실시한다. 9월에 열리는 포스트시즌을 통해 정규리그 상위 4개팀이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챔피언결정전으로 열리는 스텝래더 방식으로 여섯 번째 우승팀을 가려내는데 단판으로 열렸던 준플레이오프는 2경기로 늘렸다. 3위 팀은 1경기 승리 또는 무승부일 때, 4위 팀은 2경기 모두 승리해야만 플레이오프 무대를 밟을 수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은 전년과 동일한 3경기로 열린다. 바둑TV를 통해 매주 월~목요일 오전 10시에 중계됐던 여자바둑리그는 이번 시즌부터 목~일요일 오후 6시 30분으로 옮겨 더 많은 팬들의 관심을 받게 됐다.

2020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상금은 각 순위별 500만원 인상해 우승팀에게는 5500만원이, 준우승 3500만원, 3위 2,500만원, 4위 1,500만원이 주어진다. 우승상금과 별도로 책정되는 대국료는 전년과 동일한 승자 100만원, 패자 30만원이다.

▲ 경기규정 설명하고 대국개시를 알리는 김진훈 심판위원.

▲ 제1국에 출전한 <포항 포스코케미칼> 2지명 김다영(흑).

▲ 제1국에서 김다영과 맞선 <보령 머드> 4지명 박소율. 다섯 번 출전에 네 번 1지명, 한 번 2지명. 이 정도면 출전에이스.

▲ 부진한 강다정 대신 2지명 역할 하고 있는 <보령 머드> 3지명 김경은(흑). 제2국 출전. 직전 경기에서 승률 50%를 맞췄는데..

▲ 제2국에서 출전한 <포항 포스코케미칼> 3지명 권주리. 대국컨디션은 팀에서 가장 좋다. 8승에 도전한다.

▲ 5연패, 3연승 뒤에 1패. 안 풀리는 <포항 포스코케미칼> 1지명 박지은. 제3국에서 최정을 만났다.

▲ 평범의 비범. 편안하게 두는 것 같은데 두다 보면 이겨 있다. '최정 프리미엄'이다. 리그 10승 1패. 단독선두.

▲ 충격의 역전패가 벌써 몇 번. <보령 머드>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려면 어렵게 이겨놓고 쉬운 장면에서 허망하게 무너지는 김경은의 단점을 교정해야 한다.

▲ <포항 포스코케미칼>의 김다영이 완승으로 팀의 승리를 결정했다. 김다영이 안정을 찾는 일이 곧 이영신 감독에겐 천군만마.

▲ 5연패, 3연승, 2연패..불운의 박지은. 속이 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