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바둑 두는 여자는 아름답다!”
Home > 뉴스/사진 > 뉴스
섬섬여수,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4연승 저지하며 도약의 발판 마련
1지명 김혜민과 2지명 이영주의 환상 호흡으로 2-1 승리 거둬
  • [한국여자바둑리그]
  • 2021-06-13 오전 7:46:01
▲ 믿음직한 주장 김혜민과 팀의 해결사 이영주의 승자 인터뷰.

"저희가 이겨야 리그가 재밌어지니까 꼭 이겨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섬섬여수의 주장 김혜민의 말처럼 리그가 재밌어졌다. 12일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4라운드 3경기에서 섬섬여수가 삼척 해상케이블카를 2-1로 꺾으면서 리그 전적 2승 2패가 되었다.

3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달리던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3라운드 만에 공공의 적이 되었다. 다른 팀들의 소리 없는 응원 덕분일까. 1승 2패의 섬섬여수가 3전 전승을 달리던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4연승을 저지하면서 절대강자 없는 치열한 각축전을 만들어냈다.

섬섬여수는 주장 김혜민도 잘해주고 있지만, 특히 2지명 이영주의 기세가 심상치 않다. 지난 시즌 3지명에서 올 시즌 2지명으로 승격한 이영주는 자리에 맞춘 듯 업그레이드된 실력을 보여주며 막강한 화력을 뿜어내는 중이다. 올 시즌 성적은 3승 1패. 같은 2지명을 상대로 2승 1패, 1지명을 상대로 1승을 거두면서 팀의 해결사 역할을 해내고 있다.

▲ 심판의 대국 선언과 함께 1,2국이 시작된다.

▲ 조혜연과 이영주의 2지명 맞대결. 이영주가 강력한 힘바둑을 선보이며 승리했다.

1,3국이 1지명과 3지명의 크로스 대결이기 때문에 승부판으로 꼽힌 2국 2지명 맞대결에서 이영주가 조혜연의 대마를 잡으며 시원한 승리를 거뒀다. 엎치락뒤치락하며 팽팽하게 맞서던 바둑은 한바탕 싸움이 벌어지려는 찰나 조혜연의 실수가 나오면서 순식간에 끝나버렸다. 이영주가 중앙 백의 밭전자 모양을 끊어갔을 때(133수) 밀어간 수(134수)가 패착이 됐다. 흑이 135로 젖혀 가자 백이 연결할 방법이 없었다. 끝까지 버텨보다가 대마의 죽음을 확인한 조혜연이 돌을 거뒀다.

호전적인 기풍을 가진 두 선수의 대결인 만큼 '누가 이겨도 불계일 것'이라는 검토실 이현욱 감독의 예상처럼 2국은 155수, 1시간 16분 만에 이영주의 불계승으로 끝이 났다. 2지명 이영주가 '주장급 2지명'이라 불리는 조혜연에게 승리하면서 섬섬여수가 선취점을 가져갔다.

▲ 1지명 김혜민과 3지명 김은선의 대결. 김혜민이 버티고 버텨 끝내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1국(장고대국)은 1지명 김혜민과 3지명 김은선의 대결. 지명 순서는 밀리지만 상대 전적은 김은선이 8-7로 앞서있었고 그런 상대 전적이 말을 하는 듯 바둑은 내내 김은선(흑)이 압도하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대마가 얽힌 싸움은 너무나 복잡했다. 한 수만 삐끗해도 형세가 바로 뒤집힐만한 형태였고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고 말았다.

백이 중앙 흑을 씌워서 공격했을 때 백 두점을 붙여간 수(87수)가 패착이 됐다. 백이 가만히 나가자 흑의 응수가 없었고 거꾸로 중앙 흑 대마가 잡히면서 역전되었다. 시종일관 우세했던 김은선으로서는 아쉬운 일국. 섬섬여수의 주장 김혜민이 역전승을 만들어내며 2-0으로 팀 승리를 확정지었다.

▲ 3지명 김노경과 1지명 김채영의 만남. 김채영이 주장의 포스를 보여주며 팀의 영봉패를 막아냈다.

마지막 3국에서는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주장 김채영이 섬섬여수의 3지명 김노경에게 완승을 거두며 팀의 영봉패를 막아냈다. 패배한 김노경은 여자바둑리그 첫 승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 4라운드 3경기 종료 후 순위.

▲ '내가 왜 이 수를 못봤지?'

▲ '전 요즘 꿈에서도 바둑 생각뿐이에요.'

▲ '홈런 칠 수 있었는데...!'

▲ '남편이 응원 왔는데 질 순 없지.'

▲ '나는야 리그의 여왕!'

▲ '첫승이 이렇게 힘든 건가요ㅠㅠ'

섬섬여수가 삼척 해상케이블카에 2-1 승리를 거두면서 섬섬여수는 2승 2패,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3승 1패로 4라운드를 마무리하게 됐다.

13일에는 서귀포 칠십리와 서울 부광약품의 4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이어진다. 대진은 이민진-허서현(1:2), 조승아-정유진(1:1), 이유진-박지연(2:1, 괄호 안은 상대 전적).

▲ 매번 인공지능 노트북을 준비해 검토실을 지키는 '친절의 아이콘'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박승화 코치.

▲ 대국 전 이영주 선수에게 초반 꿀팁(?)을 알려주었다는 섬섬여수의 이창석 코치. 이영주 선수가 인정한 오늘 승리의 숨은 공신.

▲ 삼척 해상케이블카 검토실.

▲ 섬섬여수 검토실.

▲ 꼭 안고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두 사람.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을 치른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생각시간으로, 장고바둑은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를 준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이 영상중계하고 사이버오로가 수순중계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