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바둑 두는 여자는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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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지명이 3명?' 삼척 해상케이블카, 파죽의 5연승
2지명 조혜연과 3지명 김은선의 활약으로 서귀포 칠십리 2-1로 꺾고 단독 선두 유지
  • [한국여자바둑리그]
  • 2021-07-24 오전 8:15:36
▲ 이다혜 감독과 김은선의 승자 인터뷰. 팀원, 감독, 코치 모두 김채영 선수를 늘 믿고 있습니다.(이다혜 감독)

라운드가 거듭될수록 강해지고 있는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5연승을 달렸다. 주장 김채영이 2라운드 연속 패점을 안으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지만 최강 2,3지명 조혜연과 김은선이 팀을 굳건하게 지켜냈다. 1지명이 3명(?)이라는 평가를 받는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3명의 주전 선수가 모두 승률 60%를 넘기는 유일한 팀이다.

세 판 모두 지명 맞대결이었지만 상대 전적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는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더 기분 좋은 오더였다. 바둑은 상대성이 강해서 비슷한 실력임에도 상성이 맞지 않아 한쪽이 계속 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렇기에 상대 전적은 무시하지 못할 지표이고, 10라운드 2경기 역시 상대 전적이 말을 했다.

23일 열린 10라운드 2경기에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서귀포 칠십리를 2-1로 눌렀다.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파죽의 5연승을 달리며 단독 선두를 굳혔다.


▲ 2국 김은선-이유진. 3지명 맞대결에서 김은선이 승리하며 상대 전적의 격차를 5-1로 벌렸다.

삼척 해상케이블카의 김은선이 서귀포 칠십리 이유진에게 승리하며 선취점을 올렸다. 상대 전적의 우위를 그대로 보여준 한판이었다. 김은선은 거침없는 공격력으로 상대를 몰아붙여 148수만에 항서를 받아냈다.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선승을 거두며 앞서나갔다.

"김은선 선수! 요즘 성적이 왜 이렇게 좋은 건가요?" (최명훈 해설자)
"도장 학생들에게 바르고 정직하게 노력을 많이 하고, 승패를 즐겁게 받아들이라고 자꾸 말을 하다 보니까 그 말이 제 마음속에 들어온 것 같아요. 그래서 그 어느 때보다도 즐겁게 두고 성실하게 준비하고 있습니다." (김은선)

▲ 1국(장고대국) 조승아-김채영. 10라운드 최고의 빅매치 승자는 조승아였다. 9승 1패로 개인 다승 1위 최정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많은 팬들이 바라던 조승아-김채영 대진이 이루어졌다. 양 팀 주장이 장고대국에서 만나 진검승부를 펼쳤다. 최근 조승아의 압도적인 성적이 납득될만한 내용이었다. 여자 랭킹 3위 김채영을 맞아 줄곧 우세를 유지했고 승리로 연결시켰다. 마지막엔 숨겨진 묘수 때문에 AI의 승리 확률 그래프가 요동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지만 두 선수 모두 발견하지 못해 승부와는 무관했다.

▲ [김채영(흑)-조승아] 백1로 중앙 흑 두점을 제압한 장면. 흑4가 놓이자 흑의 AI 승리 확률이 77%에서 32%로 떨어졌다. 발견하기 힘든 묘수가 있었고 AI는 그 수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 AI는 흑1로 중앙을 찔러 갔어야 했다고 한다. 백이 단순하게 4로 두어 바로잡으러 가는 것은 약점이 많아 백이 쉽게 안된다.

▲ 백은 4로 둘 것이다. ▲의 곳에 끼우는 수와 백A로 중앙을 끊어 흑 대마를 잡는 수가 맞보기. 두 대국자 모두 백4로 두어 흑이 안된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높다.

▲ 흑이 1로 두어 A의 끊음을 방비하면 그때 백2로 끼워서 중앙 흑을 잡을 수 있다. 이게 가장 일반적인 수읽기이다. 하지만 AI는 무시무시한 수를 보고 있었고 그렇기에 흑의 승리 확률을 77%로 봤다.

▲ 백▲로 두었을 때 흑1이 발견하기 힘든 묘수. A와 B의 약점을 한번에 지키는 절호의 착점이다. 이 수를 실전 초읽기 속에서 발견하고 승리했다면 회자될만한 명국으로 남았을 것이다.

▲ 백2로 이으면 흑3으로 중앙 흑을 연결시킨다. 백4로 끊어봐도 흑1의 끼움 덕분에 흑이 살아갈 수 있다.

▲ 실전 진행. 결과적으로 흑9가 마지막 패착이 됐다. 백이 10으로 중앙을 지키자 더 이상 해볼 곳이 없다.

▲ 백도 ▲로 1에 두었으면 깔끔했다. 다음 A로 나오는 수가 있어 선수로 중앙을 지켜놓을 수 있었다.

조승아는 후반기 들어서 여자 랭킹 1,2,3위와 모두 대결했다. 여자 랭킹 1위 최정에게만 패했고 나머지는 모두 승리했다. 이번 시즌 성적은 9승 1패. 확실하게 레벨업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귀포 칠십리 주장 조승아의 승리로 스코어는 다시 1-1이 되었다.

▲ 3국 이민진-조혜연. 조혜연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승리를 가져가면서 상대 전적의 격차를 17-5로 벌려놓았다.

전반기의 리턴매치로 펼쳐진 이민진(서귀포 칠십리)과 조혜연(삼척 해상케이블카)의 대결에서 조혜연이 다시 한번 승리를 가져갔다. 조혜연이 상대 전적의 우위를 입증하듯 완승을 거뒀다. 초반부터 압도했고 일말의 기회도 주지 않고 마무리 지었다. 이민진의 주특기인 흔들기가 조혜연에게 유독 통하지 않는 모습이다.

조혜연이 결승점을 담당하면서 삼척 해상케이블카가 서귀포 칠십리에 2-1로 승리했다. 삼척 해상케이블카는 가장 먼저 8승 고지에 오르며 포스트시즌 진출을 사실상 확정 지었다. 서귀포 칠십리는 5승 5패가 되면서 한계단 내려앉아 5위가 되었다.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는 24일 서울 부광약품과 섬섬여수의 10라운드 3경기로 이어진다. 대진은 박지연-김노경(0:0), 정유진-김혜민(0:0), 허서현-이영주(4:1, 괄호 안은 상대 전적).



▲ 1승 7패의 이유진. 여자바둑리그 원년부터 참가한 이유진은 올 시즌 최악의 부진을 겪고 있다.

▲ 6승 3패의 김은선. 3지명은 물론이고 웬만한 1,2지명 보다도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 13일부터 23일까지 8판의 대국을 소화한 김채영. 체력적으로 부담이 됐을까. 최근 성적이 썩 좋지 않다.

▲ 9승 1패의 놀라운 성적을 보여주고 있는 조승아.

▲ 5승 5패의 이민진. 이민진의 성적과 팀 성적이 똑같이 가는 공식(?)이 아직 깨지지 않고 있다.

▲ 7승 2패의 조혜연. 엄청난 성적으로 팀을 1위로 이끄는데 큰 역할을 했다.

▲ 서귀포 칠십리 검토실.

▲ 삼척 해상케이블카 검토실.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 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제한 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