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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만국가정원의 무시무시한 '라스트 스퍼트'
순천만국가정원, 서울 부광약품 2-1로 꺾고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 이어가
  • [한국여자바둑리그]
  • 2021-08-13 오전 6:06:23
▲ 오유진과 김상인의 승자 인터뷰. "그전까지는 힘들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제 한 판 남아서 가능성이 꽤 높아진 것 같고요. 최선을 다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오유진)

순천만국가정원이 3연승을 달리면서 포스트시즌의 향방을 더욱 알 수 없게 만들었다. 10라운드 직후만 해도 3승 7패의 순천만국가정원을 견제하는 팀은 아무도 없었다. 한 경기만 패하더라도 포스트시즌 진출이 무산되는 상황에서 남은 4경기를 모두 이길 확률은 극히 적어 보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끈질긴 생명력으로 3연승을 거두고 나니 분위기가 달라졌다. 이제 마지막 한 경기만을 남겨놓고 있고 팀 전적 동률 시 가장 먼저 계산하게 되는 개인 승수도 적지 않다.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희박했던 순천만국가정원이 리그 후반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면서 기적을 바라보고 있다.

12일 펼쳐진 13라운드 첫 번째 경기에서 순천만국가정원이 서울 부광약품을 2-1로 꺾었다. 승리한 순천만국가정원은 3연승을 달렸고 패배한 서울 부광약품은 3연패의 늪에 빠지면서 양팀의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13라운드 경기 후 순천만국가정원은 6승 7패, 서울 부광약품은 7승 6패가 되었고 각각 6위와 4위였던 순위는 변동 없이 유지됐다.

순천만국가정원은 마지막 14라운드를 승리하면 7승 7패로 동률을 노려볼 수 있게 된다. 다른 경쟁팀의 13,14라운드 결과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결정된다. 서울 부광약품은 마지막 14라운드를 승리하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적이고 패한다면 개인 승수가 적어 포스트시즌 진출이 불투명해진다.


▲ 2국 김상인-정유진. 김상인이 정유진에게 다시 한번 승리하며 팀에 귀중한 승리를 안겼다.

2국은 김상인(순천만국가정원 4지명)과 정유진(서울 부광약품 3지명)의 대결. 순천만국가정원의 양건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2지명 박태희를 빼고 4지명 김상인을 출전 시키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2국은 전반기에 이은 리턴 매치인데 김상인이 정유진에게 상대 전적 2-0으로 앞서있는 만큼 순천만국가정원의 기분 좋은 오더로 보였다.

신예 선수들의 대결답게 초반부터 기세의 충돌이 대단했다. 우상귀 접전에서 큰 바꿔치기가 일어났고 바꿔치기의 결과는 흑을 잡은 정유진의 우세. 하지만 결정적인 승부처는 하변이 됐다. 물러서지 않고 강력하게 두어간 흑85,87이 너무 급했다. 백88,90,92로 나와 끊자 흑의 응수가 어려워졌고 결국 이 싸움에서 백이 승기를 잡았다.

하변 전투에서 조금 더 정교한 수읽기를 보여준 김상인이 전반기에 이어 후반기에도 승리를 손에 넣었다. 김상인은 국후 인터뷰에서 '전투적인 기풍인 것은 알았지만 오늘 유독 그 모습이 더했던 것 같다, 뜻대로 잘 풀린 것인지?'라는 질문에 '초반을 판단 미스로 안 좋게 시작해서 따라잡기 위해 조금 더 강하게 뒀다'라고 답변했다. 4지명을 김상인을 적재적소에 기용한 양건 감독의 오더 전술이 맞아떨어지면서 순천만국가정원이 1-0으로 앞서나갔다.


▲ 1국(장고대국) 박지연-오유진. 오유진이 빈틈 없는 경기력으로 승리를 가져가면서 팀 승부를 결정지었다.

뒤이어 끝난 1국(장고대국)에서 오유진(순천만국가정원 1지명)이 박지연(서울 부광약품 2지명)을 꺾고 팀 승리를 결정지었다. 오유진의 완승국이었다. 우변 접전에서 포인트를 올린 후 한차례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박지연도 어떻게든 역전의 실마리를 모색하려 노력했지만 오유진이 유리한 상황에서도 최선의 수를 구사하면서 승부를 매듭지었다.

승리한 오유진은 국후 '한동안 내용적으로 안 좋아서 초반 부분도 신경을 많이 썼고 좀 더 치열하게 둔 것 같다'라는 대국 소감을 밝혔다. 순천만국가정원의 주장 오유진이 안정적이면서도 강력한 모습으로 승리를 거두면서 2-0 스코어를 만들었다. 1,2국에서 팀 승리를 결정지은 순천만국가정원은 편안한 마음으로 3국을 지켜볼 수 있게 됐다.


▲ 3국 허서현-장혜령. 주장 허서현이 팀의 영봉패를 막고 개인 승수를 보탰다.

3국에서는 허서현(서울 부광약품 1지명)이 장혜령(순천만국가정원 3지명)을 꺾고 팀의 영봉패를 막아냈다. 주장과 3지명의 대결이기에 허서현이 우세할 거란 예상이 많았지만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대국 초반은 우변을 깨고 중앙을 두텁게 뚫어낸 장혜령의 우세. 하지만 우하귀 패를 걸어 상변을 취하고 우변을 내준 선택이 좋지 않았고 이 선택 이후 결국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 [장혜령(흑)-허서현] 백5로 팻감을 썼을 때가 흑에겐 마지막 기회였다.

▲ 흑1로 패를 해소했으면 5대5 승부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백2로 상변 백을 살린다면 흑3,5를 선수한 후 후 7로 붙이는 수가 있어 우변에서 수를 낼 수 있다. 11까지 패가 되는데 A의 약점이 남아 백도 부담스러운 진행이 된다.

▲ 마지막 초읽기에 몰려 흑1로 먼저 물어본 수가 수순 미스. 백2로 패를 때려내자 우상귀의 손해가 너무 커서 백 우세가 결정됐다.

우상귀에서 장혜령에게 마지막 기회가 찾아왔지만 수순 미스로 인해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허서현의 승리가 결정되었다. 서울 부광약품 주장 허서현이 팀의 영봉패를 막아내면서 최종 스코어는 2-1이 됐다.

13라운드 1경기에서 6위 순천만국가정원이 4위 서울 부광약품을 2-1로 꺾고 리그를 혼전에 빠뜨렸다. 두 팀 모두 14라운드까지 끝나야 포스트시즌 진출 결과를 알 수 있는 상황이 됐다. 순천만국가정원의 14라운드 상대는 보령 머드, 서울 부광약품의 14라운드 상대는 삼척 해상케이블카이다.

13일에는 보령 머드와 섬섬여수의 13라운드 2경기가 이어진다. 대진은 최정-김노경(0:0), 강다정-이영주(4:3), 박소율-김혜민(0:3, 괄호 안은 상대 전적).



▲ 5승 8패를 기록 중인 3지명 정유진.

▲ 7번 출전해 3승 4패의 성적을 거둔 4지명 김상인. 4지명 최다 대국자이다.

▲ 이번 시즌 6승 7패를 기록 중인 2지명 박지연.

▲ 13라운드를 승리하며 여자바둑리그 통산 70승을 달성한 오유진. 이번 시즌 10승 3패의 성적을 기록 중이며 개인 다승 3위에 올라있다.

▲ 이번 시즌 4승 4패를 기록 중인 3지명 장혜령.

▲ 처음 주장을 맡아 8승 5패의 성적을 올린 허서현.

▲ 서울 부광약품 검토실. '마지막 경기에 모든 힘을!'

▲ 서울 부광약품의 4지명 이단비. 주전 선수 모두 고른 활약을 보여 출전 기회를 갖지 못했지만 매번 검토실을 지키며 뒤에서 묵묵히 팀을 응원했다.

▲ 순천만국가정원 검토실. '기적을 향해!'

▲ (백홍석 해설자) "14라운드를 승리한다고 가정했을 때 올라갈 확률을 몇 퍼센트로 생각하나요?"
(오유진) "저는 잘 계산이 안되는데 김상인 선수가 계산을 해주더라고요." (일동 웃음)
(류승희 진행자) "그럼 김상인 선수에게 들어볼게요.(웃음)"
(김상인) "50%는 살짝 안 되는 것 같고 그래도 그 언저리 확률이지 않나 싶습니다.^^;"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정규리그는 8개 팀 더블리그로 진행되며 총 14라운드, 56경기, 168국이 치러진다. 정규리그 상위 4개 팀이 9월에 시작되는 포스트시즌에 진출한다. 제한 시간은 장고바둑의 경우 각자 1시간에 40초 5회의 초읽기, 속기바둑은 각자 10분에 40초 5회의 초읽기가 주어진다. 정규리그의 모든 대국은 매주 목~일요일 6시 30분 바둑TV 채널을 통해 생중계된다.

한국기원이 주최·주관하고 NH농협은행이 후원하는 2021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팀 상금은 우승 5500만 원, 준우승 3500만 원, 3위 2500만 원, 4위 1500만 원으로 지난 시즌과 동일하다. 팀 상금과 별도로 정규리그에 지급하는 대국료는 매판 승자 130만 원, 패자 40만 원으로 지난 시즌보다 각각 30만 원, 10만 원이 인상됐다. 이번 시즌부터는 경기에 출전하지 않는 후보 선수에게 10만 원의 미출전 수당이 지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