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2 DREAM 삼척 김은지 인터뷰. 최근 컨디션을 묻는 질문에 “만족스러운 컨디션은 아니지만 그저 시합에만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여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
H2 DREAM 삼척,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에 2:1 승리
첫 포스트시즌에 나선 철원과 ‘포스트시즌 단골’ 삼척이 만났다. 먼저 웃은 쪽은 삼척이었다.
23일 19시 열린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H2 DREAM 삼척이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을 2:1로 꺾었다.
삼척은 다승왕 맞대결로 펼쳐진 2국에서 김은지가 정유진을 꺾으며 선취점을 올렸다. 이어 끝난 장고 1국에서는 철원 조혜연이 김은선에게 불계승을 거두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3국에서는 삼척의 ‘마무리 투수’ 리허가 김혜민을 꺾으며 팀의 2:1 승리를 확정지었다.
▲ 플레이오프에서 처음 맞붙은 두 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는 전반기 삼척이, 후반기 철원이 각각 2:1로 승리했다.
▲ 2국 H2 DREAM 삼척 김은지(승) -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정유진
좌상귀에서 벌어진 첫 바꿔치기는 정유진에게 유리했다. 김은지(백)가 이른 판단 착오를 범하며 정유진이 크게 앞서 나갔다. 그러나 김은지가 좌변을 뚫으며 흔들기에 나서자 흑의 행마가 꼬이기 시작했고, 승률 그래프도 균형을 이뤘다.
정유진은 꼬인 행마를 풀기 위해 강수로 돌파구를 찾았다. 중앙에서 백 다섯 점을 제압했고, 백은 흑돌을 끊으며 좌하귀 흑의 사활이 걸린 패싸움으로 맞섰다. 그러나 팻감이 부족했던 정유진은 패를 버티지 못했다. 그 대가로 백에게 중앙을 내주면서 손해가 커졌고, 김은지가 승기를 굳혔다.
▲ 1국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조혜연(승) - H2 DREAM 삼척 김은선
1국은 형세 그래프가 거듭 요동쳤다. 중반 조혜연(백)이 상변에 끼운 수가 과했다. 김은선이 중앙을 두텁게 막으며 상변 전투를 유리하게 마무리했다. 반상 곳곳에 미해결 과제가 남은 가운데 조혜연은 생각할 시간이 넉넉했고, 김은선은 초읽기에 몰려 있었다.
마지막 승부처는 우하귀 사활이었다. 김은선은 중앙에서 백을 끊는 수를 찾아냈지만, 우하귀 흑을 살리는 수는 찾지 못했다. 대신 우상귀의 한 수 늘어진 패를 버티는 쪽을 택했다. 패싸움 끝에 우상귀를 잡았으나, 악수 팻감을 사용하며 우하귀에 남아 있던 맛이 사라졌다. 결국 조혜연이 불계승을 거두고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 1국의 승부처. 백이 ▲로 나가 하변 흑 대마를 잡으러 가고 있는 장면.
▲ 1, 3의 차단과 5의 선수교환을 거친 뒤, 7로 키워 죽이는 것이 좋은 수다. 백이 8로 받는다면 9의 한 칸 뜀으로 안형을 없앨 수 있다. 계속해서 수순을 이어간다면 결과는 빅이 된다.
▲ 8로 바로 메워 잡는다면 9에 찝는 수가 좋다. 이후 13에 두어 안형을 없앤 뒤 서로 수를 메우면 오히려 백이 죽는다.
▲ 3국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 김혜민 - H2 DREAM 삼척 리허(승)
마지막 주자 리허가 3국에서 승리하며 삼척의 2:1 승리를 결정지었다. 상변 타개가 쉽게 풀리며 흑을 잡은 리허가 앞서 나가는 듯했으나, 우변에서의 판단 착오로 형세는 다시 균형을 이뤘다.
승부는 끝내기에서 결정됐다. 김혜민이 우상귀 끝내기에 두 수를 들인 것이 패인이 됐다. 그 사이 흑이 좌상귀의 큰 끝내기를 차지했다. 이어 김혜민의 하변 흑돌 공격마저 성과를 거두지 못하면서 리허가 승기를 굳혔다.
▲ 플레이오프 1차전 결과.
▲ 공동 다승왕 매치에서 승리하며 여자리그 연패를 끊은 김은지.
▲ 개인 통산 아홉 번째 포스트시즌에 나선 조혜연. 역대 최다 진출 기록으로, 이날 승리로 포스트시즌 통산 10승 7패를 기록했다.
▲ 준플레이오프에 이어 또 한 번 결정국을 잡은 리허. 삼척의 '마무리 투수' 역할을 톡톡히 했다.
▲ 승부처를 맞은 1국을 검토하는 삼척 검토실. 왼쪽부터 시계 방향으로 이다혜 감독, 이정은, 한웅규 코치, 이정은의 동생 이나현 3단, 리허.
▲ 철원 검토실. 왼쪽부터 김수진, 정유진, 김혜민, 김혜림 감독. 대국을 마친 정유진이 돌아와 팀원들과 의견을 나눴다.
H2 DREAM 삼척과 철원한탄강 주상절리길의 플레이오프 2차전은 다음 달 9일 바둑TV와 유튜브로 생중계된다.
19시 1·2국이 동시에 시작하며, 3국은 1·2국이 종료된 후 시작한다. 단, 2:0으로 해당 팀의 승리가 확정된 경우 3국은 진행되지 않는다.
NH농협은행 한국여자바둑리그의 우승 상금은 1억 원, 준우승은 6000만 원이며, 3위와 4위에는 각각 4000만 원과 2000만 원이 주어진다. 정규리그에서는 매판 승자에게 180만 원, 패자에게 60만 원의 대국료가 지급됐으나 포스트시즌에는 별도의 대국료가 없다.
장고 1국은 각자 40분에 추가시간 20초, 속기 2·3국은 각자 10분에 추가시간 20초의 피셔 방식으로 진행된다.